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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헌의 러버게임(종료)

박민우, ‘더 나은’ 실패가 만든 신인왕 창단 & 성장
2014.11.18 20426


NC 다이노스 2루수 박민우가 2014 프로야구 최우수신인상을 수상했다. 넥센의 불펜 에이스 조상우, 신고선수 출신으로 좋은 활약을 펼친 삼성 박해민 등 다른 후보들도 굉장했지만 박민우의 경쟁자가 되지는 못했다. 이로서 NC 다이노스는 이재학(2013년)에 이어 2년 연속 최우수신인을 배출하게 됐다.


최우수신인상 선정은 한국야구기자회와 지역 언론사 소속 프로야구 취재기자단 투표로 이뤄졌다. 박민우는 전체 99표 중 71표를 쓸어 담아 투표인단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시즌 성적을 살펴보면 이는 당연한 결과다. 박민우는 시즌 118경기에 출전해 총 416타수에 나섰는데, 올해 신인 자격을 갖춘 야수 중 100경기 이상-400타수 이상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는 박민우가 유일했다. 그만큼 시즌 내내 붙박이 주전으로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는 의미다.


또 박민우는 신인 후보 중 가장 많은 안타(124개)와 득점(87점), 도루(50개)를 기록했으며, 3할에 육박하는 타율(0.298)과 4할 가까운 출루율(0.392)로 신인은 물론 리그 전체로 봐도 상위권의 타격 성적을 냈다. 이는 같은 야수로 타율 0.297에 36도루를 기록한 박해민과 비교해도 한 수 위의 기록이다.


투수 조상우와도 직접적인 비교를 하긴 어렵지만, 세이버메트릭스 스탯을 통해 보면 박민우가 더 많은 승리를 팀에 가져다 준 것으로 나온다. 선수의 팀 승리 기여도를 수치화한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 상으로 박민우는 3.3승을 추가로 NC에 선사했다. 이는 불펜 투수로 주로 나오면서 1.5승을 더해준 조상우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박민우 118경기 416타수 124안타 87득점 56볼넷 89삼진 50도루 0.298/0.392/0.399 OPS 0.791 / wOBA 0.366 / WAR 3.3

박해민 119경기 301타수 92안타 65득점 37볼넷 45삼진 36도루 0.297/0.381/0.368 OPS 0.749 / wOBA 0.350 / WAR 1.7

조상우 48경기 6승 2패 11홀드 69.1이닝 ERA 2.47 K% 26.1 BB% 10.4 K/BB 2.52 kFIP 2.90 WAR 1.5

 

무엇보다 박민우의 가치가 빛나는 대목은 빠른 발과 넘치는 재치를 활용한 주루플레이. 박민우는 50도루 중 17개를 마운드에 좌완 투수가 있을 때 성공시켰다. 이는 2위 조동화(11개)는 물론 리그 도루 1위 김상수(9개)와 비교해도 월등히 많은 편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우투수가 있을 때보다는 좌투수가 있을 때가 도루하기는 훨씬 더 어렵다. 박민우는 경쟁자들보다 더 ‘가치있는’ 도루를 했다.


야수의 주루능력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스피드스코어(SPD)란 스탯이 있다. 단순히 도루 개수만 아니라 3루타의 비율, 출루시 득점비율, 병살회피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구한다. 박민우는 Spd 9.72로 서건창(10.58)에 이은 이 부문 2위다. 3루타 개수가 모자라서 서건창에 근소하게 뒤졌을 뿐이다. 


다시 시작하라, 다시 실패하라, 더 잘 실패하라

청소년 국가대표와 이영민 타격상, 프로야구 신인 1라운드 지명, 그리고 이번 최우수신인상까지. 지금까지 쌓아온 커리어만 놓고 보면, 박민우가 화려하고 평탄한 성공의 길만 걸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박민우의 성공은, 실은 수많은 실패와 장애물을 뛰어 넘은 끝에 이뤄낸 것이다. 박민우는 성공만큼이나 실패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리고 야구가 얼마나 어려운 스포츠인지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


박민우의 첫 실패는 휘문고 1학년 때 찾아왔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박민우는 투수와 유격수를 오가며 그라운드를 휘저었다. 그러던 어느날인가 팔꿈치 쪽에 강한 통증을 느꼈다. 처음에는 뼛조각 정도로 여기고 재활치료를 생각했지만, 다시 검사를 받은 결과 팔꿈치 인대가 찢어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수술이 필요했다. 그대로 1년을 날렸다. “다시는 야구 못 하는 게 아닌가 걱정됐어요.” 박민우의 말이다.


좌절은 길지 않았다. 박민우는 “마음만 조급하면 무리하게 되고, 오히려 수술 뒤에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완벽하게 나은 뒤 보여줘도 늦지 않다고 마음을 먹고, 차분하게 기다렸다. 덕분에 부상에서 빨리 회복해서 팀에 합류할 수 있었다.” 


운동장에는 복귀했지만, 더 이상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기는 어려웠다. 유격수 자리에서 송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또 한번 좌절할 수도 있는 상황. 여기서 박민우는 감독과 상의 끝에 2루로 포지션을 옮기는 선택을 했다. 송구 부담이 줄어들었다. 부담이 줄자 수비에서 실수가 줄어들었고, 타격에서도 예전의 날카로운 컨택트 능력이 살아났다. 휘문고 3학년 때 박민우의 타율은 무려 4할7푼7리. 고교 최고 타자에게 주어지는 ‘이영민 타격상’과 청소년 국가대표의 영광, 신인드래프트에서 NC 다이노스에 1라운드에 지명받는 성과가 뒤따랐다. NC 창단 첫 스프링캠프에서도 연일 맹타를 휘둘러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박민우는 실패를 성공으로 가는 계기로 삼았다.


그러나 막상 2012 퓨처스리그가 개막했을 때, NC 라인업에 박민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개막 직전 갑작스런 담낭염으로 보름 동안 병원에 입원한 것. “우리 팀 개막전을 운동장이 아닌 병실에서 TV로 봤다.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는건가, 싶었다.” 퇴원 이후, 박민우는 일주일 동안 밤낮없이 훈련에 매달렸다. 입원 기간을 만회한다는 마음으로 독하게 개인 훈련을 했다. 박민우는 4월 27일 두산전부터 스타팅 라인업에 돌아왔고, 이후 시즌 끝날 때까지 줄곧 NC의 2루 자리를 지켰다.


이후 한동안 탄탄대로가 이어졌다. 1군 진입을 앞두고 가진 스프링캠프에서 박민우는 빼어난 공격력을 발휘했다. 역사적인 팀의 1군 무대 첫 경기에서도 선발 2번타자 2루수로 라인업에 들었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순조로워 보이던 그 때, 또 한번의 장애물이 박민우 앞을 가로막았다. 롯데와의 개막 시리즈에서 3경기 2차례의 실책을 저지른 것. 특히 3차전 1회의 실책은 결승점으로 이어지는 뼈아픈 실수였다. 수비 부담 때문인지 장기인 방망이도 3연전 기간 9타수 무안타로 솜씨를 발휘하지 못했다. 박민우는 N팀에서 제외됐다.


야구 인생 가장 큰 시련이었다. 자신감을 잃었고, 긴 슬럼프가 이어졌다. “민우가 개막경기 때의 영향이 오래 가는 것 같았다. C팀에 내려와서 한동안 손을 덜덜덜 떠는 게 눈에 보였다.” NC 다이노스 C팀 코치가 들려준 얘기다. 다른 방법이 없었다. 더 열심히 훈련하고, 퓨처스 경기에서는 더 열심히 움직이고 바쁘게 뛰었다. 타격과 수비가 맘대로 안 될 때는 장기인 빠른 발로 팀에 기여하려고 애썼다. 그렇게 조금씩 경기 감각과 자신감을 회복했다.


박민우는 8월초 다시 N팀의 부름을 받았다. 그리고 마지막 29경기에서 타율 3할4푼4리에 9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같은 기간 동안 실책도 1개로 최소화했다.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사실 박민우의 C팀행은 될성싶은 선수는 ‘강하게’ 키우려는 김경문 감독의 의도가 담겨 있었다. “어린 선수가 바로 N팀에서 뛰게 되니까 약간 붕 떠있는 게 보였다. 그런건 김경문 감독이 그냥 두고보시질 않는다. 아마 정신이 번쩍 들었을 거다.” NC 관계자의 얘기다.


그리고 올 시즌. 박민우는 데뷔 첫 시즌의 실패를 결코 되풀이하지 않았다. KIA와의 개막전에서 8회 실책을 저질렀지만, 작년처럼 ‘멘붕’에 빠지는 일은 없었다. 언제 그랬냐는듯 다음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2루 자리를 지켜냈다. 첫 3연전에서 9타수 2안타로 주춤했지만, 곧바로 타격감을 회복해 4월 6일부터 13일까지 6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냈다. 박민우는 4월 한달간 타율 2할9푼9리에 3루타 3개와 13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NC의 1번타자는 지난해 도루왕 김종호도, FA로 건너온 베테랑 이종욱도 아닌 ‘2년차 신예’ 박민우였다.


박민우는 최우수신인상 수상까지 여러 차례 실패의 아픔을 경험했다. 부상이라는 장애물도 만나고, 초대형 실책과 그에 따르는 트라우마도 겪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박민우는 실패를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기회로 삼았다. 여러 번의 장애물을 극복하면서,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서 달리는 법을 배웠다. 어쩌면 박민우는 "다시 시작하라, 다시 실패하라, 더 잘 실패하라”는 베케트의 격언을 그라운드에서 실천하는 중인지도 모른다.


“배운 것도 많았지만 아직 배울 게 더 많은 것 같아요. 앞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수상대 위에서 박민우가 한 말이다. 박민우는 신인상이라는 이번 성공이 결코 끝이 아니라는 걸 안다. 그의 앞에 또 어떤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박민우라면 잘 이겨낼 것이다. 그에게는 앞으로 팬들에게 보여줄 놀라운 모습이 많이 남아 있다.



글: 배지헌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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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감동~~ 내일이 더 기대되는 미누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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